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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가득한 집 · 2023.02 - 건축전 <기능과 감각의 레이어링> 여는 건축가 민성진

행복이 가득한 집 · 2023.02

건축전 <기능과 감각의 레이어링> 여는

건축가 민성진

‘아난티 설계’로 통하는 SKM Architects의 건축가 민성진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아시아 주요 건축가의 다양한 작업을 탐구하는 돔하우스 건축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전시 작품 중 ‘메타 팜 유닛’은 <2022 코리아 하우스 비전>에서 선보인 농촌 주택 디자인의 변형 버전이라고 하던데. <코리아 하우스 비전>에서 나는 거대한 유리 온실 속에 여섯 평짜리 집 두 채로 구성한 메타 팜 유닛을 지었다. 거실과 주방 역할을 하는 다이닝 유닛, 사적 공간으로 쓰는 침실 유닛이 그것이다. 필요에 따라 공간을 붙이거나 분리할 수 있는 모듈형 주거 공간으로, 온실 안에 여러 채의 집을 지어 커뮤니티 타운을 만들 수도 있다. 그것이 진천의 대지에 지은, 단여로가 냉난방까지 해결한 실제 집이었다면, 이번에는 김해의 미술관에 지은 전시 파빌리언이다. 공교롭게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돔하우스는 천장의 다면체 돔 아래 홀로, 작년 전시의 재배 온실 개념과도 연결된다. 다만 이번에는 메타 팜 유닛을 좀 더 추상적·실험적으로 변형하고 단순화해 전시물로서 역할에 더 충실하게 했다. 창호가 없는 이 건축물은 ‘건축 과정에 있는 건축’으로 보는 이의 상상을 부추길 것이다.

왜 미래에 농촌 주택에 관심을 가졌나? 20년 전 아난티 남해를 설계하면서 시골 동네에 오래 거주하며 사람들의 삶을 관찰했다. 세상은 발전하지만 농촌의 삶은 쇠퇴하는 중이다. 전에는 시골 목공과 미장 하는 이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리창이 깨져도 갈아줄 인력이 없다. 지금 필요한 건 무수한 특산물 테마파크가 아니다. 거기서 사는 이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일이다. 건축가로서 좀 다른 기능성을 건축으로 열어주고 싶었다. 여섯 평짜리 소박한 집이지만, ‘좀 더 우아한 농촌 주택’ 말이다. 국토의 90%를 차지하는 터전과 그곳에서의 삶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게 내가 메타 팜 유닛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다.

미래 농촌 주택의 아이디어를 옛집에서 얻었다고 하던데. 경사진 땅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평평한 자리에 조그만 집을 짓고, 필요하면 옆에 또 작게 짓고···. 그렇게 집을, 마을을 만들었다(땅을 평평하게 깎아내고 큰 집을 짓던 일본과 다르다). 메타 팜 유닛에서 여섯 평짜리 작은 집을 모듈 방식으로 구성한 바탕이 이것이다. 또 과거에는 집 밖을 나가면 바로 밭이어서 거주지와 농작지를 왔다 갔다 하며 매개 공간에서 작물을 갈무리하고 농기구를 고쳤다. 온실이 아니면 차양이 길게 달린 퇴뜰이라도 필요했다. 메타 팜 유닛에서 온실 안에 집을 지은 이유가 이것이다. 그곳에서 혼례부터 초상까지 치르던 마당, 식사·휴식·유희를 해결하던 평상 또한 농가 주택에 필요한 공간이다. 나는 그것을 땅에서 40cm 정도 띄운 덱으로 구현했다(대청마루의 높이). 오래 끓이는 음식이 많은 식문화를 고려해 다이닝 유닛과 침실 유닛 두 채로 분리한 것, 다이닝 유닛의 턱을 없애 신발 신고 드나들 수 잇게 한 것 또한 옛집에서 얻은 생각이다. 무엇보다 농가 주택에선 계속 방의 쓰임이 바뀌었다. 건넌방에서 지내던 아이가 자라 사랑방으로 옮겨가고, 친척이 오면 안방이 사랑방이 되는 것처럼 수용과 포용의 공간이었다. 이를 메타 팜 유닛으로 옮겨왔다.

전시의 한 축은 SKM Architects의 아카이브 전시다. SKM Architects는 국내 주요 아난티 설계로 알려진, 자연 친화적 리조트를 주로 선보인 건축사무소인데, 그동안의 작업이 <기능과 감각의 레이어링>이라는 전시 제목과 연결되나? 그렇다. 건축은 기능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에 맞는 감각이 더해지고, 다시 기능이 덧입혀지고···. 레이어링하듯 중첩하면서 나아가는 게 SKM Architects의 방식이다. 말 그대로 기능과 감각을 레이어링한 주요 프로젝트 열다섯 개를 건축 모형과 영상, 사진, 도면 등을 통해 선보였다.

‘기능과 감각의 레이어링’이란 개념은 메타 팜 유닛과도 연결되나? 눈으로만 멋진 농가 주택이 아니라 사는 이가 편하도록 기능을 보태고, 그로 인해 라이프스타일을 풍요롭게 하는 집. 바로 기능과 감각이 레이어링된 집이다. 이렇게 되면 젊은이들도 모여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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